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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딸아, 이제 하늘 날개 펼치렴

 

 딸아, 이제 하늘 날개 펼치렴  

                                                                           

 

850416.

하늘이 열리던 날

운명이 시작되고

축복은 오고, 고요히

공공따공따공따 따공따따공따따.

사랑 오고


두 닢 새싹에 꽃이 피듯이, 그렇게

만 가지 중에

하나도 버릴 것이 없었던, 할머니 말씀에 의하면

똥까지 아까웠던

코찔찔이 소매 끝이 아름다운 그날도

사랑은 커가고


아빠 품, 작은 곳에서

큰마음 가진 너는, 정(情) 속에서

하늘을 알고

시장(市場)도 알고, 꿈도 같이

엄마의 아픔도 알고, 알면서

사랑을 알고


곱 손 불어가며 두드린 삶의 전주곡, 건반에

쇄골 부러지는 아픔을

떨어지지 않는 정, 죽기보다 싫은

생이별의 서울에

아픈 가슴 부비며

사랑도 크고


뒹구는 낙엽이 깔깔거리던 날

우산 버리고 비 젖은 마음으로

사춘기도 보내고, 울면서

뜻 모를 서러움에 방황 또한 깊고

한동안은.

사랑엔 약하고


문득, 먼 하늘이 보이고

큰 세상 품으려

뛰고, 밤새우고

울고, 속상해서

아빠도 울고, 같이

사랑같이 울고


어릴 때 약속

뾰족구두 싣는 대학생 되면

같이 한잔이다

시원한 생맥주, 캬

맛을 알고

사랑 또한 느끼고


커서, 이제는


아빠만큼 큰마음, 같은 키에

하늘을 열었다.

기쁨 속에서

아빠는 웃고, 엄마도

천지가 다 웃고

사랑도 웃고


대한항공의 꽃이 되고

차곡차곡 다진 꿈, 기쁨 속에

슬픔, 고통 한순간에 날아가고

붉은빛 찬란한 사랑이 열리고, 하늘에

21살의 어린 나이에.

사랑도 같이


딸아, 이제 하늘 날개 펼치렴

마음껏.



  05/09/26

                                                                     (10년 전)

그리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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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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