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진천군 초평면 황경회(58)씨 가족.
넉넉지는 않지만 사랑과 정이 오순도순 넘친다.
그러나 이럴 수가... 운명처럼 발견된 엄마의 위암!
하늘이 무너진다. 위암 말기다.
그녀가 기도하는 마음으로 위 절개수술을 받는다.
하지만, 몇 달 후. 암이 복막으로 번진다.
‘잘해야 석 달.’ 시한부 선고를 하는 의사의 표정이 굳다.
순간, 세 딸의 억장이 무너진다. 어떤 엄만데...
그녀들이 이를 악문다. 눈물만 흘리고 있을 수는 없다.
sk텔*콤에 다니는 윤정(28), 윤주(26),
어렵게 들어간 좋은 직장, 그러나 미련 없이 사표를 던진다.
‘눈 떴을 때 아무도 없으면 불안하다.’라는 엄마를 혼자 둘 수 없기에...
취직 준비 중이던 막내 윤지(25)도 모든 걸 중단한다.
‘취직이야 언제든 할 수 있지만, 엄마는 3개월밖에 못 보는데...’
당뇨 때문에 사업을 접은 아빠 황씨가 고개를 끄덕인다.
그들은 병실 바닥에 스티로폼을 깐다. ‘병실 합숙’이다.
위가 없어 하루 10번 음식을 섭취해야 하는 엄마.
세 자매와 아빠는 마스크를 쓴 채 24시간 엄마를 지킨다.
퇴원까지 55일을... 윤지는 안 만들어본 죽이 없다.
살며시 감싸 쥐는 남편의 손, 한없이 따뜻하다.
딸들의 조잘거림에 엄마의 기운이 빠질 틈이 없다.
그래서일까, 엄마(이강우 54)는 현재 6개월째 투병 중이다.
큰딸 윤정, 기쁨을 엄마에게 선물하고자 결혼을 앞당긴다.
‘오늘 제가 이 자리에 있음이 너무 행복합니다.’
가발을 쓴 엄마가 참았던 눈물을 하염없이 흘린다.
고운 얼굴의 신부도 운다. 신랑도 덩달아 운다.
사연을 듣고, 아름다운 결혼식을 보러 온 하객들도 운다.
결혼식장이 온통 울음바다다.
하늘도 울게 한 그녀를 의사는, 기적이라고 한다.
기적(奇跡)! 그들은 기적을 만들었다.
그들은, 기적을 만든 그들은 가족(家族)이었다...
모바일 조선일보에서...
07/04/16 淸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