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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

바다가 울고 있다

 

 

일출을 거부한 하늘이

먹구름 보며 시침 ‘뚝’ 뗄 때

그것 보지 못해 죽을 것 같다던 박(朴)씨가

돌 던질 때도, 소리쳐 욕할 때도

어둠을 잉태한 서러운 바다는

우울한 잿빛 구름에 눌려

태고의 전설 그리고 꿈,

가슴 메는 그리움 안은 채

억겁의 무게 속에서도

소리 없는 미소를 짓는다.


허나, 토하고 또 게워도

가물거리는 기억 저편 그 먼 곳 거슬러

차마 떨치지 못한 아픔

긴 밤 지샌 고독이,

못다 이룬 꿈

그 지독한 미련이

맥주 거품 되어, 포말 되어

운명처럼 몸부림칠 때

울음 삼킨 바다는,

세발자전거 잃어버린 다섯 살 그날처럼,

바다는 울고 있다.



06/07/07 淸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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