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시기 아리랑(19禁)
거시기 아리랑
며칠 전의 일이다. 고등학교 친구가 다음과 같은 시(詩)를 보내 왔다. 이 글은 그 친구의 시에 대한 분석이다. 학교 다닐 때는 조용하기만 한 친구였다. 순진하고, 착하고, 공부 잘하고, 한 마디로 모범생이었다. 지금도 인생을 모범정답처럼 살고 있는 친구다. 한데, 한 가지가 부실한 것이 있었던 거였다. 음, 답답하지. 크크. 그래서 거시기계의 전설적인 인물인 나에게 자문을 구해 왔다. 말이 나왔으니까 말인데 거시기 쪽으로는 누구에게도 지기 싫은 것이 솔직한 나의 생각이다. 天上天下唯我獨尊, 그래 나를 잘 표현한 말이지 싶다. 그러니 내 바쁘지만 어쩌겠는가. 몇 자 끼적여서 친구의 마음을 위로 했다. 어쭙잖은 글이지만 정독을 바란다. 배워 남 주는가, 하하하.
아래의 글은 그 친구의 물음에 대한 거시기계의 전문가적인 입장에서 나의 견해를 피력한 것이다. 허리 아래 부분, 즉 거시기 문제로 고민하는 친구가 혹여 있으면 언제라도 연락 주기 바란다. 비밀 100% 보장이다. 내, 시원하게 해결 해 줄 것이다. 인생, 뭐 별거 있다던가. 잘 먹고 잘 싸면 되는 것을…….
다음은 그 친구가 보낸 거시기에 대한 답답함을 노래한 일종의 시다.
<가운데 다리>
천방지축 혈의 왕성만 믿고 돌아다녔다.
세상과 맞싸우다 약육강식 상흔에
고개 숙이며 모른 척 땅만 바라보고
간간히 힘내어 허겁지겁 침만 뱉다
미안 부끄러워 숲속에 숨어버린다.
모진 풍파 20년을 견뎌낸
우량종인 줄 알았더니
운무와 황홀경 춤도 못 추니
고독의 덩어리가 밀려오누나.
내 것이 내 것이 아니니
필살기 한수 전수받아
하늘을 뒤집어 온 세상 아름다움
꽃봉오리 터트리게
손 내밀어 줄자는.
지금부터 형이상학적인 차원에서 친구의 시를 보면서 거시기에 대한 접근 및 분석을 해 보도록 하겠다. 거듭 말 하건데 거시기계의 전문가 의견이니 잘 정독해서 친구들도 뭔가 한 가지는 얻을 수 있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윤기 나는 부부생활과 나아가 취미 생활에 더 없는 귀중한 자료가 되리라 필자는 굳게 믿는다.
가운데 다리
<캬, 그래, 좋다,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든 아니면, 영주 다리, 혹은 예천 가는 다리, 아님 어떤 다리든……. 아, 그렇지 중간 다리구만. 흔히 거시기라고도 하지. 맞는가. 뭘 그렇게 시적으로 표현하나. 하긴 친구는 양반이지. 맞아, 미안하네, 내가 몰랐네. 근데 박씨는 언제나 조지라고 부르더구만……. 원래 무식했지. 괘념치 말게. 어쨌든 일단 살펴보세.>
천방지축 혈의 왕성만 믿고 돌아다녔다.
<쯧쯧, 자넨 아직 모르는 것이 있다네. 피는 말이야, 피는 뜨겁지만 몸 박으로 나오면 바로 굳는 속성을 가지고 있지. 그래서 피를 본 놈은 금방, 그리고 서서히 죽어 가는 거야. 비운 다는 거 알아? 놈 난처한 질문이지? 허허. 그래, 좀 어려울 거야. 내 몸의 피가 서서히 빠져 나갈 때 결국, 내가 죽어가고 있을 때를 얘기하는 거야. 음……. 참, 어렵구만. 친구. 자넨 그런 경험이 별로 없지? 그래, 그렇다고 애기하는 자네가 좋아. 하지만, 잘 들어. 어쩔 수 없어. 고백하지 않을 수가 없게 되었어. 사실 난……. 그동안 많은 놈들을 죽였지. 피를 많이 봤어. 어릴 때부터 흔들고 또 흔들었지, 아! 박씨는 지금도 흔든다 하더구만……. 미쳤지. 하기야, 뭐. 흔드는 걸 네가 봤냐, 내가 봤냐……. 지가 흔든다니까 아, 흔드는가 보다 하는 거지, 하지만, 눈도 못 뜨고 간 여린 그 놈들 말이야, 안 됐어. 나중에 천도제(天導祭)라도 지내야 될까 봐. 많이 흔든 내가 나쁜 놈이지, 그치? 맞아, 내가 나쁜 놈이야, 하지만, 고의는 아니었어……. 누가, 누가 내 몸을 이렇게 뜨겁게 만든 거야. 거, 참. 내가 죽인 수없는 놈들의 아우성이 들리는구만…….>
세상과 맞싸우다 약육강식 상흔에
<아니야, 친구. 잘 생각해봐. 네가 흔들었지. 아무도 너의 거시기를 만지거나 약 올린 적이 없어. 오직 친구, 너 뿐이었어. 세상은 고요했거든. 넌 모든 상상력을 동원했지. 앞집의 순이랑, 사무실의 미스 오, 그리고 작년에 휴가 갔던 민박집 아줌마까지……. 모르긴 해도 마음속으로는 다 잡아먹었을 거야. 그게 문제야. 옛날 유명한 사람인가 아니면 무슨 판때기에선가 그랬다는구만. 마음으로 잡아먹어도 몸으로 잡아먹은 것과 같은 죄를 받는다고. 크크. 난 웃기는 얘기라고 생각해. 내 분명히 얘기하지. 대한민국에, 아니, 전 세계, 그것도 모자라. 유사 이래. 그래 이게 좋겠구만. 유사 이래 숨 쉬고 살다간 졸라리 많은 남자 놈들. 얼마나 많겠어. 그 놈들 중 단 한명이라도 마음속으로 여인네를 잡아먹지 않은 놈이 있다면, 내, 손에 장을 지진다. 각설하고. 친구. 그때는 자네도 늑대의 마음이었을 거야. 아니면 아니라고 소리라도 질러 봐. 친구. 마음을 편히 가지게. 그런 친구 앞에 세상은 차라리 숨을 죽였을 거야. 왜냐고? 정말 몰라? 처음도 아니면서 왜 이러니……. 크크. 싸야 하잖아, 찍.>
고개 숙이며 모른 척 땅만 바라보고
<친구, 지금이 중요해. 너의 한 마디를 온 세상은 주목하고 있어. 이 얼마나 중요한 일이야. 너는 알잖아. 거시기가 고개를 왜 숙였는지……. 그건 절대 너의 자의(自意)가 아니었어. 너도 인정하지? 맞아, 잘 생각해 봐. 거시기 지가 스스로 목을 꺽었겠지. 뭣인가 거시기를 통해서 쫘악 빠져 나갔으니까. 친구 넌, 아마 가쁜 숨을 몰아쉬었을 거야. 헐떡, 휴……. 그때 생각하면 지금도 숨이 차지? 크크, 나도 알아. 맞아, 나도 그랬거든……. 그리고 또 헐떡, 크크크.>
간간히 힘내어 허겁지겁 침만 뱉다
<옛날 어떤 시(詩)에서 말했지. 최남선이었던가? 잘 기억이 안 나네. 내 성격에 다른 때 같으면 네이버다, 나발이다 그 글귀를 확인했을 거네만, 자네들인데 좀 틀린들 어떠하겠는가. 어쨌든 그 시에서 이렇게 말했다네. 꿀꺽 꿀꺽 꾸울 꺽. 아니라고? 아님 말지 뭐, 아니라는데 어떻게 하겠어. 각설하고. ‘뱉다’는 ‘입속에 있는 것을 입 밖으로 내보내다.’라는 동사인데 ‘꿀꺽’은 일단 사전에는 없는 말이야. 내 찬찬히 찾아보지. 아무튼 몇 번 뱉고, 또 용 몇 번 쓰다가 꺼얼 떡 푸르르 죽었겠지, 우리 인생처럼……. 쯔쯔쯔, 이 사람아. 거시기는 왜 보나. 그런다고 죽은 거시기가 살아난다던가, 휴지나 가지고 오게.>
미안 부끄러워 숲속에 숨어버린다
<숲 속에 숨는다. 숲이라. 사우나에 가보면 숲도 참 여러 종류더구만. 넓은 놈, 좁은 놈, 있는 둥 마는 둥 한 놈, 졸라 우거진 놈. 그래, 자네 숲은 어떠한가. 쓸 만한가. 어쨌든, 참 더러운 인생이구만. 왕복운동에다 회전이요, 좌 삼삼에 우 삼삼이라. 이그, 또 있는데 거, 뭐이냐. 아홉 번 찌를 듯 하다가 안 찌르고 약만 올리는 거, 그러다가 귀 싸데기 한대 옹골지게 맞고 나서, 에라 씨발 하고 한번 확, 지른다. 그리고 계속 왕복 운동한다. 이것이 그 놈의 팔자인데 무엇이 부끄러워 그렇게 숲속에 숨어 버린단 말인가……. 참, 딱도 하이.>
모진 풍파 20년을 견뎌낸 우량종인 줄 알았더니
<불량이구만……. 그러게 진작 닦고, 조이고, 기름 치지 그랬나. 쯔쯔쯔……. 20년이라는 세월 동안 도대체 뭘 한 거야.>
운무와 황홀경 춤도 못 추니
<친구, 보게나. 힘을 내게. 아, 자네가 생각 혀는 것 하고 땅바닥에 엉덩이 붙이고 하늘로 다리 치켜 올린 그네들 하고는 느낌이 다르거든……. 표현하는 방법도 가지가지야. 사실은 나도 처음에는 몰랐지. 잘 아는 척은 했지만 그것이 아니었어. 구름위에서 춤을 추는 연기를 기가 막히게 한 아이가 있었어. 아마 나의 202번째 아이였을 거야. 걔는 언제나 춤을 췄지, 침까지 흘렸다니까, 질질. 하지만, 그건 전부 설정이었어. 나중에 알았지. 지금도 그 생각하면 얼굴이 뜨겁다네. 근데, 고마운 것이 없는 것도 아니야. 내 거시기를 길들여 주었거든. 알지? Pro의 길은 힘들고 험하다는 걸……. 그때 기본기를 쌓은 덕분에 요즘은 아주 편하지.>
고독의 덩어리가 밀려오누나.
<고독의 덩어리라……. 그래, 내가 자넬 좋아하는 이유 중의 하나가 이런 시적 표현을 가끔 쓴다는 거야. 좋은 얘기지. 크크, 덩어리라. 그건 관념적인 것일 수도 있고 아니면 너무나 현실 속의 것일 수도 있는 것인데……. 덩어리라. IQ144의 나도 그건 잘 모르겠네. 혹시, 시간이 되면 언제라도 좋으니 고독의 덩어리에 대해서 해명해 보게나. 시간이 없던가 아니면 다른 어떤 이유에서라도 하기 싫으면 말고……. 지가 하기 싫다는 데 아, 내가 죽일 건가, 살릴 건가. 꼴리는 데로 하시게나.>
내 것이 내 것이 아니니
<이 또한 좋은 야그라네. 내 몸에 달고 있다고 해서 다 내 것은 아닐세. 내가 원해서 단 것도 아니지 않은가. 고추냐, 아님 납작 부랄 이냐 하는 것은 벌써 태고에 결정되었거든……. 흔히들 얘기 하지 않는가. 싸기 직전에 오른쪽 발가락에 힘을 주라고. 나의, 아니 우리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그 순간 발가락의 힘에 의하여 그건 정해져 있었던 거야. 누구를 탓하겠나. 그러니 어떤 것이 달렸든 그 달린 것을 잘 활용하고 그 힘을, 능력을 극대화 시키는 것이 우리의 의무이거늘. 우린 어찌했는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럽지 않게 거시기를 관리해 왔는지 생각해 보게나. 그냥 달렸으니까 하고 무시하지나 않았는지. 자네 글을 보고 난 참 많은 생각을 했다네. 그리곤 반성했지, 거시기를 꼭 잡고 말일세. 그리곤 맹세 했다네. 더욱 더 단련하고 가꾸어서 천하에 제일가는 거시기를 만들겠노라고 말일세. 그 신성한 거시기를 그냥 오줌 누는 기능으로만 사용하는 무식하고 싸가지 없는 인간들이 있다네. 내 주위에도 간혹 보지. 난 그런 인간들을 경멸한다네. 구역질이 나. 노력해야지. 언제, 어디서, 어떠한 경우라도 거시기는 항상 직립(直立)할 준비태세를 갖추고 있어야 하는 거라네. 친구, 자네도 혹시 그런 건가? 아니겠지. 내 것이라도 내 것처럼 쓸 수 있는 시간이 없다는 얘기로 이해하겠네, 바쁘다는 걸로 말일세.>
필살기 한수 전수받아
<들어는 봤는가. 학문에는 왕도가 없다는 말을……. 모든 게 마찬가지라네. ‘응응’계에도 왕도는 없다네. ‘응응’이 마음에 안 들면 ‘숑숑’도 괜찮네. 어차피 거기서 거기니까. 개인적으로 나는 ‘떡’이라는 말을 좋아하지. 치는 거니까. 다른 말들도 다 내가 애용했던 말이라네. 예를 들자면 아지매와는 ‘응응’을 했고 처녀, 혹은 아가씨들이랑은 ‘숑숑’을 했다네. 근데 자네가 그 미묘한 차이를 알랑가 모르겠네. 나중에 시간이 되면 내 특강을 준비하지. 특강은 조금 비싸지. 돈 보다가도 시간이 문제 아니겠나. ‘떡’ 강의 때문에 좀체 시간이 나야지 말일세. 하지만, 자네가 간청한다면 내 한수 가르쳐 줄 용의가 있네. 너무 걱정하지 말고 성심을 가지고 기도하게나. 진정 마음으로 빌고 바라면 그 어떤 일이라도 아니 되겠는가, 하하하.>
하늘을 뒤집어 온 세상 아름다움
<위의 글로 봤을 때, 즉 자네의 거시기 수준을 볼작시면 ‘하늘을 뒤집어 온 세상 아름다움’이라는 표현은 조금 이른 감이 없지 않아 있네. 아, 이 사람아. 조지도 모르면서 탱자탱자 한다는 말을 아는가? 기초도 모르면서 무슨 하늘을 뒤집는다고 난리인가, 참 답답하이. 주제를 알아야지. 반성하도록 하게, 거시기를 잡고 하면 더욱 좋고. 친구. 자넨 거시기 잡고 반성해 본 적이 있는가? 함 해보게. 다른 세상이 보일지니…….>
꽃봉오리 터트리게
<같은 맥락일세. 어감이 조금 다르긴 하지만……. 그러나 힘을 내고 용기를 가지게. 인생, 뭐 있는가. 60이 출발이라고 하질 않는가. 우리 이제 50일세. 아직 멀었네. 40년은 더 써야 될 거시기 아닌가. 참고로 박씨를 보게나. 아직도 흔든다는 건 늘 준비를 하고 있다는 말이라네. 속칭, 딸이라고 하지. 매일 하게. 처음에는 잘 안될 거야. 가녀린 물 한 방울이 천년의 바위를 뚫는다 하지 않는가. 쉬지 않고 치다가 보면 그 길이 열리는 것이라네. 누가 딸을 나쁘다고 말 하는가. 잘 못된 지식의 전달은 위험한 거라네. 어설픈 논리가 사상이 사람을 죽이는 경우가 종종 있거든. 일단 믿게. 난 Pro라네.
손 내밀어 줄자는
<걱정 말게, 내가 있지 않은가. 그동안 갈고 닦은 나의 모든 것을 전수해 주겠네. 한 가지 명심할 것이 있네. 배움의 길은 결코 쉬운 것이 아니라네. 우선 가정을 버리게. 가족도 마찬가지지. 다 잊어버리게. 그리고 직장도 일단 버리게. 그런 것은 다 뜬 구름과도 같은 것이라네. 그게 무에 중요한가. 한 발 내 디디면 천 길 낭떠러지 떨어지는 쾌락과 즐거움이 있는데 그까이 꺼 작은 것에 연연하면 큰 것을 이루지 못한다네. 큰 성취를 위해서는 작은 것을 버리는 용기가 있어야 하는 법! 난 자네를 믿네. 친구. 손가락이 너무 아프네. 아직 독수리거든……. 그리고 내가 이딴 거 왜 쓰는지 모르겠네. 그러나 어쩌겠는가. 이것도 중독이 아닌지 모르겠네. 하루라도 글이라고 끼적이지 않으면 잠이 안 온다네. 큰일이네. 각설하고. 내 말 명심하게. 자넨 해 낼 수가 있네. 자, 잡게. 내가 내 미는 이 손을…….>
06/0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