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
사랑
淸海 김대성
2007. 2. 28. 01:37
사랑을 하면 누구나 시인이 된다고들 하지요.
그래요.
세상의 모든 것들이 다 아름답게 보일 거니까요.
그럼 사랑이 끝난 그는 시인이 아닌가요?
그렇겠지요.
사랑이 끝나면 아름다운 꽃들도, 향기로운 바람도, 감미로운 목소리도, 그윽한 눈동자도, 하늘의 별들까지도 그 빛을 잃어버릴 테니까요.
뜨거웠던 가슴에 온통 찬 바람뿐이겠지요...
오직 가버린 사랑,
아니 어쩌면 잃어버린 사랑에 대한 변명이나 자기 합리화를 위해 온 힘을 쏟겠지요.
아닌가요?
아, 아닐 수도 있겠군요.
저처럼 말이지요.
별들의 미소가, 바람의 속삭임이, 여린 코스모스의 유혹이, 시골길 가다 밟히는 이름 모를 들꽃의 은근한 시선이 마음의 눈에 보이는...
그래요,
알 수 없는 마음의 눈에 그런 쓸데없는,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그런 것들이 보여 가슴앓이 하는 저 같은 놈에게는 그럴 수도 있겠네요.
그러나 인력으로 할 수 없는 것이 사랑 아닌가요?
해서, 쉬운 일 아닌줄 알지만 이제는 내려놓으렵니다.
오면 오는데로
가면 또 가는데로
꽃잎을 스치는 바람이려니 하고 그냥 지켜보려 합니다.
이산 저 바다 그 먼 곳, 바람처럼 흘러다니다가
인연되어 다시 만나면 반가운 그런 자리, 사랑자리 하나 만들어 고이 모셔두려 합니다...
왜냐구요?
아프니까요...
근데, 참
사랑이 뭔가요?
07/02/27 淸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