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
남자 하나 있더이다
淸海 김대성
2007. 2. 21. 09:25
동쪽바다 주문진 변함없는 넓은 바다
그때, 그날처럼
적막한 그 바닷가 모래사장 한 귀퉁이
먼바다 바라보는
남자 하나 있더이다.
까만 밤 하얗게 바뀐 새벽
휑한 눈 끔뻑이며
밀려오는 바다 커질 때마다 어쩔 수 없이 작아지는
남자 하나 있더이다.
괜찮타 괜찮타...
깊음 주름 골 어루만지며 스치는 바람에
부질없다 부질없다...
끝없이 떨어지는 맘 후다닥 추스르는
남자 하나 있더이다.
누가 볼까 슬쩍 훔친 눈물 자국이
파도처럼 큰 아픔으로 다가오는
중년이라 불리는
남자 하나 있더이다.
태백, 영월, 정선
깊은 골 굽이굽이 산자락 돌고 돌아
그 한 모퉁이 낮은 언덕 몇 개 있는
마음 내려 더불어 하나 될 수 있는 그런 곳...
그 속에서 산이 되고 싶은
남자 하나 있더이다.
하늘보고 또 땅 보고
뒤돌아 휘휘, 손짓 보내며
삼키고 돌아온 길,
반가운 내 오두막 거기 그대로 있음에
후유 하고 한숨 돌리는
남자 하나 있더이다.
07/02/21 淸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