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日記)

먹자골목

淸海 김대성 2007. 1. 5. 15:21

 

먹자골목이다. 맛있는 식당이 줄줄이다.

골라 먹는 재미가 있어 좋다. 오늘은 곱창집이다.

주차장에 자리가 없다. 차도, 사람도 만원(滿員)이다.

공영주차장에 차를 세운다. 식당과 300여M 거리다.

기본 30분에 600원, 추가 10분에 200원이다.

하지만, 공짜다. 식당들과 주차계약이 되어 있단다.

주차권 받아 가세요, 라는 입간판이 서 있다.

주차관리실은 온통 새까맣게 선팅이 되어 있다.

사람 기척이 없다. 기웃거리다가 그냥 간다.

언제 먹어도 곱창은 맛있다. 배가 터질 것 같다.

다시 공영주차장이다. 날씨가 졸라 춥다.

볼이 얼어붙을 것만 같다. 후다닥, 차로 뛰어 간다.

순간, 적막을 깨고 주차관리실의 문이 끼익, 열린다.

관리인이 나온다. 주차비 1,800원입니다, 한다.

내가, 아까는 아무도 없어서... 곱창 집... 한다.

관리인이 주차권을 내민다. 도장 받아 오세요, 한다.

식구들이 눈을 동그랗게 뜬다. 아니, 언제 곱창집까지...

관리인이 슬쩍 눈치를 본다. 1,000원만 주세요, 한다.

곰상이 1,000원을 준다. 내가 영수증은요, 한다.

관리인 눈이 찢어진다. 이기 미친나 하는 표정이다.

곰상이 옆구리를 쿡, 찌른다. 내가 퉤, 한다.

 

이놈도 먹고 저놈도 먹고, 위에서 먹고 아래서 먹고

못먹은 놈이 바보지 널린게 돈인데... 

저무는

먹자共和國 하늘에

안개구름이 잔뜩이다.

 

 

07/0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