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훗날
아리도록 한가로운 그 어떤 날
내 모습일 수도 있는,
작고 휘어진 몸으로
긴긴 겨울 떨쳐 보내고
휙, 돌아서서 봄 기다리는
꿈으로 벅찬 정월 스무 아흐렛날 해 돋은 아침
싸늘한 안양천 하늘에
높이 떠 있던, 너
못내 아쉬워 차마 보내지 못한
그리움, 애틋함에
타오르는 햇빛 속에 숨어
흐린 아픔으로 떨던, 너
안양천 작은 농구장 옆
병든 자장구 하나에 무거운 삶을 실은
아지매표 커피 향기에
너 딱, 걸렸다
근데
넌 왜 내 눈에만 보이니.
하늘은
하늘은 늘 푸르기만 한데...
淸海